이주배경 청소년 지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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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캠프 참가 청소년 수기 - 정가현 학생

Writer
관리자
Date
2011.08.30
Views
2820



이미 이루어진 통일

“혼자 왔어요?” “하하하, 네 혼자왔어요!” 그렇다 난 이번 통일캠프에 아는 친구 한명 없이 혼자 참여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난 천안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기대로 부푼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보단 아는 친구 한명 없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에 이유 모를 외로움과 두려움이 앞섰었다. 최근 통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불안으로 떨리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긴장하고 두려워했던 만큼 아이들은 매정하지 않았고 우리는 금새 오래된 친구마냥 하염없이 웃고 떠들며 어울릴 수 있었다. 좁게만 보더라도 우리는 9조 영통만아(영상으로 통일을 만드는 아이들) 조로 영상팀이었는데, 우리 중 정말 영상에 깊은 관심과 애뜻한 사랑이 넘쳐나 영상팀에 배치된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음악 혹은 연극 댄스 등 관심분야, 잘하는 것이 다 달랐다. 조금 넓게 본다하면 우리는 남한, 또는 북한 아이들으로서 고향, 살아온 배경이나 환경이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몇년 지기 친구마냥 친해질 수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통일에 대한 오해 중 남북통일은 의사소통의 단절로 인한 일방적인 불신이 사회적 범죄를 낳을 것이라는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난 서로를 알아가는 이 과정을 통해 이 모두가 말도 안되는 헛소리였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는 저명한 심리학자나 사회학자, 혹은 수도승들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청소년일 뿐이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대화를 시작 할 때 넌”넌 남조선 사람이니?” “넌 고향이 북한이니?” 하며 묻고 판단하여 대화를 이어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북한 사람이라고 동정하거나 남한 사람이라 경계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서로를 같은 청소년으로 바라보며 놀았을 뿐이다.우리가 만났을 때 어쩌면 애시당초 남과 북이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기준의 잣대에 비추어 보며 재거나 평가하지 않고 이미 작은 통일을 이루어 가고 있었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이번 캠프를 통해 나는 남북 통일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많이 버릴 수 있었다. 난 평소에 통일에 관해 수 없이 많은 오해를 품고 살아갔다. 책이나 인터넷 자료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통일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수없이 접해왔지만 내가 가지고 있었던 통일에 대한 오해를 풀기란 쉽지 않았다. ‘말로는 누가 아니래? 저러면 벌써 통일하고도 남았지. 그리고 또 조작된 자료일지 누가 알아?’라는 비수용적이며 방관자적인 태도가 진실이라는 거울을 바라볼 수 없게 방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책이나 인터넷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내 스스로 새이웃들과 살을 부데끼며 살아가며 경험으로 얻은 진실이었다. 우리가 한일도 실은 알고 보면 참 별것 없다. 아직 성인도 아닌 우리가 국가의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도 심도 깊은 토론을 침 튀기며 진행했을까? 그렇다면 통일에 대한 엄청난 해결책과 북한의 기아문제의 해결 열쇠를 내놓았을까? 아니다. 우리가 한 것이라곤 편견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가 그리는 소박하지만 행복한 마을을 협동하고 의논하며 서로의 의견에 경청하여 그리고, 영상으로 우리가 꿈꾸는 통일을 표현하는게 다였다.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엄청난 예산? 혹은 정치적 결단? 국민들의 합의? 물론 이런 요소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삭막한 이기주의를 철저히 배척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 그리고 포용이 필요할 것이다. 언젠가 통일이 바짝 다가와 우리가 그 문턱 앞에 서있을 때 누군가는 무엇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 포기도 기꺼이 할 수 있는 자발적인 자세, 아까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이 태도야 말로 통일에 필수부가결한 조건이라는 확신을 이번 통일캠프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정가현 / 꿈의학교 고등학교 2학년